오늘 이 뉴스를 보다가 문득 어릴 때부터 고민하던 한가지 문제가 다시 떠올랐다.


[단독] 사기꾼으로 몰린 '천재 개발자의 눈물'

선망의 대상이던 이씨였지만 2016년 초부터는 학생들에게 ‘도둑’으로 몰렸다. 스누이브가 영리법인 ‘파피루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모든 강의평에 대한 권리가 이씨 개인에게 넘어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다.

이씨는 바로 해명에 나섰다. 약관에는 강의평 등 콘텐츠 저작권이 사용자에게 있다고 명시했다. 파피루스는 콘텐츠에 대한 독점적 이용권과 2차 저작권에 대한 사용권만 가졌다. 이는 정보기술(IT)업계에선 표준처럼 통용되는 방식이다. 배달의민족이나 포잉 등 다른 서비스 스타트업들의 약관과 차이가 없다. 이씨는 “사용자의 저작권을 제3자가 무단 도용하는 걸 막기 위한 것”이라는 해명도 내놨다.

하지만 “학생들이 만든 콘텐츠의 저작권을 도둑질했다”는 비난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 무렵부터 내가 왜 사비를 털어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는지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가 9월10일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배경이다.

음.. 능력있는 분이니 어떻게든 잘 해결 되겠지 싶다.


근데 저런 일이 터진 근원적인 이유를 생각하다 보니 내 문제가 맞닿아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한창 패기롭던 고2때로 기억한다. 당시 친구 녀석이랑 대략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패기롭던 고2...? 아니 별로 패기있진 않았던 것 같기도...



나 : 난 담에 프로그램이던 뭐던 만들면 그거 공짜로 뿌릴꺼야. 멋지지?

친구 : 그럼 어떻게 먹고살게?

나 : 공짜로 뿌려서 사람들이 많이 받으면 다른 길이 생길꺼야.

친구 : ... 이해가 안된다..


Freemium 이라는 개념이 없던 1996년도 였으니..내가 딱히 그런 개념을 알고 있었던 건 아니고..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저렇게 말한것도 아니었다. 그냥 뭔가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제서야 하는 말이지만 난 상당히 직관을 신봉하는 사람이다. 인생 전반에 걸쳐 직관적으로 찍어왔다. 결과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각주:1]


그 이후 세월이 흘렀고, 개인이 광고를 붙여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Adsense  같은 광고 플랫폼이 나왔다. 진짜 뭔가 만들어서 공짜로 뿌려도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된 거다. 그런데 여전히 뭔가 찝찝하다. 이게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Adsense 같은 외부 광고에만 의존해서 지속가능한 무언가를 만드는게 가능한가?


[광고주 - 구글(Adsense) - 내 서비스 - 고객] 구도에서 내 서비스는 항상 다른 사람의 서비스로 대체 가능한 부분이고,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실제 투입되는 노력 대비 ROI 가 정말 나오지 않는다. 당장 이 블로그가 그 산증거이기도 하다. 몇번 블로그를 옮기면서 로그가 다 지워졌는데, 한때 이 블로그는 하루에 최대 50만명도 들어오던 블로그였다. 광고비만 하루에 수십만원씩 찍히기도 했던.... 하지만 지금 다시 그렇게 하라고 하면 할 수가 없다. 경쟁자도 너무 많고, 오로지 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건 내 스스로가 쉽게 지쳐버린다. [각주:2]


그래서 요즘 해보는 생각은 '지속가능 하며' '고객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는' 서비스가 가능할까 이다. 모순점이 보인다. 고객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지만 서비스 비용은 지불되어야 한다. 공공 서비스라도 되면 세금으로 가능할까.. 개인이 하기엔 좀 이상한 모델이다.


일단 이건 계속 머리속에 넣어두고 있다. 딱히 절박한 문제는 아니라 느긋하게 언젠가 직관적으로 뭔가를 깨달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 잠깐..비트코인..이 모델에 해당하는건가?? -_-; 좀 더 생각을.;;


  1. 그래서 늘상 난 인생 운좋게 얻어걸렸다라고 말하곤 한다. 직관적으로 찍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거라 합리적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다. [본문으로]
  2. 그래서 그때 블로그 문을 닫아버렸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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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정권 2017.08.04 13:06 신고

    예전에 PACS시스템(의료영상정보 시스템)이 급진적으로 병원에 보급되었던 이유가 주익님이 말씀하신것과 비슷한 형태였을겁니다.
    그때 영업사원들이 하던말이 "병원에서 PACS시스템 도입하셔도 정부에서 의료수가가 나오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내는 돈은 없는거고 오히려 돈을 더 버시는 겁니다"... 였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서비스는 내가 쓰지만 돈은 다른 사람이 내주는 형태랄까요.... 'ㅅ'.... 잘 고민하셔서... 일자리 하나 부탁드립니다.... _(_ _)_

    • Favicon of http://blog.magicboy.net BlogIcon 중년 Magicboy 2017.08.04 16:26 신고

      그..그런 모델도 꽤 많죠 ㅎㅎ
      여기 시골엔 정부 자금으로 창고 짓는 것들도 대부분..-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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