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마눌님)가 옆집에서 받은 마늘을 다 깠으니 그걸 잘게 다져놓으라는 오더를 내렸다.

해서 마늘 다지기 신규 프로젝트가 세팅되었고, 바로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TF 가 구성되었다.


열정은 넘치는 팀원들.



팀장 : 39세 한량. 마늘 다지기 익스퍼트, 마늘 다지기 전반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으며,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을 명확히 알고 있음. 팀원들의 수준도 어느정도 객관적으로 정확히 알고 있음.

팀원1 : 7세 여아. 최근 손에 힘이 늘어서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의욕에 넘쳐 있으나 실제 업무 능력은 그에 미치지 못함. 업무에 대한 흥미 높음.

팀원2 : 3세 여아. 그냥 팀원1이 하니까 자기도 따라하는 수준. 분위기 메이커. 실제 업무 능력은 거의 전무함.  업무에 대한 흥미는 미지수.


이 팀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팀장의 문제 : 팀원들이 말을 잘 안듣는다. 결국 이 프로젝트를 팀원들의 도움 없이 그냥 혼자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 중.

팀원1의 문제 : 스스로의 능력을 과신하고 있다.

팀원2이 문제 : 팀원1을 질투하고 있고, 팀원1이 하는 모든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려고 함. 그런데, 제대로 따라 하지도 못함.


사실 이 마늘 다지기 프로젝트의 목표(결과물)는 상당히 명확하고, 자주 발생하는 일인지라 보통 팀장이 팀원들에게 잠시 업무 체험을 시켜주고 결국 팀장 혼자서 꾸역꾸역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패턴이었다.


팀장은 팀원들의 역량이 이 과제를 수행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리고 팀원들에게 맡겨둘 경우 클라이언트의 컴플레인이 100% 들어오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매번 혼자서 과제를 수행하고 팀원들의 역량이 발전해주기만을 수동적으로 기다리고 있었지만 팀원들의 성장 속도는 늘 부족했다.


문득 팀장의 머리 속에 지난 10여년간 겪어왔던 몇몇 프로젝트들과 성공적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방법론들이 떠올랐다. 그게 이 역량이 부족한 팀원들을 대상으로도 동작할지 궁금했다.


일단 다행인건 팀원들이 이 프로젝트를 상당히 흥미로워하고, 열정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것마저 없었다면 팀장은 다른 시도를 해보지도 못했을 것이었다.


우선 프로젝트를 잘개 쪼개어 난이도를 낮췄다.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수준의 과제를 할때 가장 잘 몰입할 수 있고, 성장 속도도 빠르다.

한번에 여러 개의 마늘을 절구에 넣던 기존의 방식을 바꾸어 2~3개씩만 집어넣어 작업의 난이도를 낮췄다.

마늘을 집어넣는 과제는 상당히 쉬운 난이도이기에 팀원2에게 할당했다.

그리고 팀원1에게 공이를 찍게했다. 이때 팀장은 팀원1이 해놓은 결과물에 대해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않고 계속 응원해주었다.

팀원1이 해놓은 결과물은 팀장의 기준에 미달했지만 일단 칭찬을 해주고, 좀 더 잘게 잘 다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넌지시 조언을 해주는 역할만 수행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작은 단위의 결과물을 바로바로 산출물을 저장할 케이스에 옮겨 담았다.


여기서 약간 문제가 발생하는데, 팀원2가 자신의 역할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팀원1의 역할을 하고 싶어 했다.

팀원2의 역량이... 팀원1이 하는 과제를 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는데, 마늘 투입이라는 단순 업무를 하기에는 너무 높았던 탓이다. 그리고 팀원1에 대한 경쟁 심리도 작용하는 듯 했다.


결국 마늘 2~3개를 다지는 작은 작업을 팀원1,2 가 나누어서 수행하게끔 작업을 수정했다. 단 작업의 효율을 위해 팀원1이 30번을 찍고, 팀원2가 10번을 찍는 정도로 할당했다. 역시나 산출물의 퀄리티가 기존보다 낮아졌다. 일부는 팀장의 눈까지 튀어 들어가기도 했고. 일부는 그냥 바닥에 버려져서 수율도 상당히 낮아졌다.


기존의 패턴이라면 이 즈음에서 팀장이 개입해서 프로젝트를 갈아엎고, 팀원1,2에게 다른 일을 할당하고 혼자 작업을 완료해버렸겠지만.. 이번은 패턴을 좀 바꿨다. 기존 패턴대로 가면 결국 이 TF 전체의 역량은 여전히 팀장 개인의 역량이 되어 버려서 조직이 발전할 수가 없다고 스스로 되뇌었다. 그리고 우리 클라이언트는 팀원들이 성장 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다소 낮은 퀄리티의 산출물도 참아줄 수 있는 훌륭한 클라이언트였다. 


결국 팀장은 최소한의 개입만으로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팀원1,2는 이 과제를 끝내자마자 쉬지도 않고, 각자 만든 자체 프로젝트로 떠나갔다. 정말 열정적인 팀원들이다. 산출물은 2개의 통에 나눠담아서 클라이언트에게 제출했다. 아직 클라이언트로부터 어떠한 피드백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크게 문제될 소지는 없어보인다.


...........내일은 집안 청소 프로젝트를 시켜봐야겠다..

그런데 팀원들이 집안 청소 프로젝트엔 도통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동기 유발을 어떻게 할지부터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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