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 앞 초등학교에서 기간제로 일하고 있는데, 다음달 초면 계약이 끝난다. 

원래 내 자리에서 일해야 할 분이 출산휴가를 간 덕분에 이 자리가 난건데, 그 분이 둘째를 낳았다고, 출산휴가를 또 신청했다. 

그래서 1년 더 연장이 가능한데, 그냥 연장은 안할테니 다른 사람 구하는 공고를 띄우라고 학교에 이야기 했다. 


애초에 이 학교에서 일하러 왔을 때부터 희한한 시선으로 보는 선생님들이 많았다. 

당장 학부형인데다 시골 동네에선 보기 힘든 학벌과 직장 경력까지 있는 사람이 기간제 업무[각주:1]를 하겠다고 들어왔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 학교에서 학교 행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 알았고, 아이들의 수준이 어떤 정도인지 알았고, 선생님들이 애들을 볼때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도 대충 알았다.. 덤으로 내이름@korea.kr 이메일[각주:2]도 선점했다 -_-b 


이제 다시 자유의 몸이 될텐데 뭘 할건가...


뭘 하던 그냥 생활비 정도는 벌 것 같다..


지금 쓰는 소설을 출판해도 1년 정도 생활비는 나올테고... [각주:3]

요즘 슬금슬금 알아보는 코딩 과외를 해도 역시 생활비는 나올테고...

취미 생활로 게임 개발하고... 영화보고.. 책보고...


그냥 적당히 여행 다니고, 애들과 놀고, 공부하고 하면서 조용히 살 수 있을 것 같다.


행복하다. 


애들도 건강하고, 하루하루 뭔가 새로운 걸 배워나가며 내 기대 이상으로 자라고 있다. 

마눌님과 투닥대던 것들도 점점 서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많이 유해졌다. 

요즘 수술여파로(...)잠시 못하고 있지만 운동과 식단 조절 덕분에 살도 많이 빠져서 고질적으로 아프던 것들이 싹 사라졌다. [각주:4]

남들은 여행와서야 본다는 멋진 풍광들을 일상처럼 보면서 산다. 




다 좋다...

다 좋은데.... 다 좋은데....흠...


왠지 모를 이 공허함의 정체를 모르겠다. 낼 모레면 마흔이라 그런가....


한 며칠 혼자 자아 탐구의 시간을 가져야 겠다..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1. 뭐 그리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도 아니고, 사실 없어도 무방한 자리.... (실제 출근해서 별로 하는 일이 없다..;; ) [본문으로]
  2. 공무원 전용 이메일인데.. 굳이 필요도 없는데 굳이 신청해서 받아냈다... 음..이거 안쓰면 사라지는거일라나..;; [본문으로]
  3. 선계약이 되어 있어서...완결까지 써주긴해야 한다..제길..;; [본문으로]
  4. 심지어 요샌 자면서 코도 안곤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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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통증도 좀 가라앉았고, 온전한 정신이 되었으니.. 이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후기를 적어봐야 겠다.


정관수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많다. 인터넷을 잠시 검색해보면 온갖 썰이 나온다.. 해도 별 상관없다는 사람도 있고, 암 발병율도 높아지고 어쩌고 하는 무서운 글까지...


정확한 의학적 지식이 없는 관계로 이 부분에 대한 검증은 그냥 생략한다..;;; 


암튼 정관 수술을 했다.. 그냥 어렴풋이 내가 알던 정관 수술은 그냥 정자가 나오는 관을 꽉~ 묶어서 정자가 안나오게 한다.. 정도 였다. 


인터넷을 좀 뒤져서 싼데로 예약을 잡았다. 


그리고 시술 내역을 봤다.. 대체 내 몸에 무슨 짓을 하게 되는건지 궁금했다.



묶는게 아니라 자르는 거였다. 


싹툭~!!


벼...별 일 없겠지...;;



어차피 30분도 안걸리는 간단한 시술이고, 다음날부터 바로 일상 생활도 가능한 거라길래 가벼운 마음으로 마눌님과 애들은 놀이터에서 잠시 놀고 있으라고 하고 홀로 병원으로 향했다. 


여자 간호사면 좀 민망하겠다 싶었는데, 남자 간호사다. 


옷을 갈아입고 가운만 걸친채 수술대에 누웠다. 바바리맨 복장같다..


어제 샤워를 하긴 했는데, 왠지 땀냄새 같은게 날 것 같아서 좀 민망하다. 


남자 간호사가... 내 물건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어 본다! (어이어이... )


그리고는 제모를 시작한다. 절개를 해야 해서 조금만 제모를 한다더니..그냥 면도기로 슥슥~ 다 밀어 버린다. 


남자들은 알겠지만 ... 고환에는 주름도 있고, 그 사이사이로 털이 있고 그렇다...그걸 쭉쭉 펴서 깔끔하게 제모를 한다..;;;;;;



어느정도 수술 준비가 끝나면 그제서야 의사가 들어온다. 영혼없는 표정으로 묻는다. 


의사 : 자녀가 몇 명이세요?

나 : 두...명요


그때는이걸 왜 물어보나 했는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건 비뇨기과 의사들의 암묵적 룰이라고 한다. 

자녀가 없는 사람에게는 정관 수술을 해주지 않는게 그 쪽의 암묵적 룰이란다. 


간호사가 이제 눈에 안대를 씌워준다. 보면 무서울거라나... 안보이는게 더 무서울것 같은데..;;;



주사로 국소 마취를 한다. 얼핏 어릴때 포경 수술 할 때가 떠올랐다. 그때 마취 주사를 10개도 넘게 맞았었더랬다. 

마취 주사를 아무리 맞아도.. 내 물건에 칼이 닿으면 통증이 느껴져서 의사가 계속 마취 주사를 놨었다. '이거 맹물 아냐?' 라고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면서 말이다...;;



.....난 마취가 잘 안되는 체질이었다... 


칼로 살짝 자르는데 통증이 느껴진다. 


.... 내가 관운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이가 내일 모래 40인데, 고작 칼로 자른다고 아픈 티를 내기는 좀 민망하지 않은가..꾹 참았다. 


저절로 어깨와 배와 온 몸에 힘이 들어간다... 간호사가 몸에 힘 빼란다. 힘주면 고환이 다시 들어가버릴 수 있다고 ..;;; 


마눌님이 애 낳을때 하던 호흡법을 따라 해본다... 후..하....


그런데 너무 아프다.. 후기 보니 남들은 아무 느낌이 없었다는데..난 다 느껴지고 아프다 ㅜㅜ 


관을 꺼집어 내는건지 ... 고환이 아프다.. 그리고 뭔가 싹툭... 다행히 잘리는 느낌은 안난다. 그쪽은 마취가 제대로 되었나보다..


간호사 : 이제 레이저로 관을 막을거에요. 좀 따끔 거릴 수 있어요

나 : 네...


레이저라더니 ... 전기 같다.. 전기가 찌리릿 하고 흐른다. 진짜 아프다..나도 모르게 입에서 신음이 나온다.

의사가 의아한 목소리로( 눈에 안대를 해서 암것도 안보인다.. ) 마취가 잘 안된건가...라고 중얼거린다..


고환까지 전기가 흐른다. 진짜 아프다.. 

눈물도 찔끔 나온다..;;


마치.. 누가 내 급소를 발로 막 차는데, 막지도 못하고 무방비로 맞아야 하는  .. 막 그런 느낌이다.. 

지금이라도 수술 없던 일로 하고 막 일어나서 집에 가고 싶다 ㅜㅜ  (이거 진짜 그때 내 심정이었다..;;  )


고통의 시간이 끝나고.. 봉합을 했다...


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그런데,


남자의 고환은 2개다..반대쪽도 해야 한다..


.........게다가 시간도 좀 더 걸렸다...의사 말로는 다른 사람보다 내 혈관같은게 좀 많이 두껍단다...


암튼 수술은 끝났다. 


이러고 이제 일상 생활이 바로 가능하다는데...아프다.. 제대로 걷질 못하겠다..-_-;;


게다가 간호사가 당분간 왠만하면 고환이 덜렁거리는 일체의 활동은 하지 말란다. 팬티도 고환을 꾹 조이는 삼각 팬티를 입으란다.


아예 병원에서 고환에 테이프를 붙여서 고정도 시켜놨다. 이거 괜히 흔들리고 하다가 세균 감염, 정자가 새어나가거나(...) 등등의 일로 부작용이 나타나면 고환이 당구공 만해진단다...그러면 지체없이 응급실로 달려가란다..;;;; 



후... 이제 남은 과정은 이틀 후 정도에 다시 가서 상태를 확인하고, 2달 정도 뒤에 다시 가서 정자가 남아 있는지 검사를 해야 한다. 이미 몸속으로 올라온 정자가 대략 2달까지는 살아있기 때문에 그런 정자가 완전히 몸에서 빠져나간걸 확인해야 정관 수술의 모든 절차가 끝나게 된다. 


여튼...이제 난... 어제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이런 느낌인가...;;



아프다고 징징 거렸더니 참다못한 마눌님이 한소리 한다.


"나 애 낳을때 회음부에 마취주사 맞고 절개해서 아파 죽겠는데도 애 낳을거라고 몇 시간을 힘주면서 버텼어!"


....엄마들은 다들 대단한 존재였다... 


여튼 두 번 다시는 못하겠다.. 두 번 할 일도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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